浅析金熏历史小说意识形态_韩语论文.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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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김훈은 한 칼럼에서 ‘말하기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언어의 순결은 사실에 바탕한 진술과 의견에 바탕한 진술을 구별하고 사실을 묻는 질문과 의견을 묻는 질문을 구별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보도기사와 칼럼을 구분하는 듯한 이러한 진술은 정치적 언어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실이 아닌, 그렇다고 의견도 아닌 정치인의 언어는 욕망이나 이득에 바탕을 두고 있어 말을 오염시킨다. 그 오염에 저항해 김훈은 말의 허상만 있는 세상에서는 ‘허깨비의 공포’가 난무한다고 했다

 

김훈의 역사소설에 내장돼 있는 이데올로기는 무엇인가. 김훈이 소설에 다가서는 태도는 ‘근대의 직업 윤리’에 기반한 기자적 근성에 가깝다. 근대적 직업윤리는 바로 ‘자본주의의 정신’이기도 하다.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 이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자 목가적 분위기는 붕괴” 됐고, “상승하지 못하는 자는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베버가 강조한 것은 ‘자본주의 정신의 발달’이 근대자본주의의 추진력이었다는 사실이다. 현재, 자본주의의 정신은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정신으로 무장한 시민은 기존의 윤리적 격률이나 종교적 사상에서 자유롭고, 가족•학교 등과 같은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에 의해 ‘냉정한 인생의 학교’에서 경쟁에 익숙해진 채 훈육됐다. 그렇다보니, 자본주의 정신의 성숙은 ‘자본주의 밖은 없다’라는 인식을 보편화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문제는 이러한 자본주의 정신이 전 역사의 과정으로 절대화됨으로써, 현재의 삶을 불가피한 것으로 숙명화하는 데 있다. 김훈의 역사소설이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수행한다. 김훈은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을 과장적으로 확대해 보여줌으로써, 악마적 약육강식이 인류역사의 필연적 진리였음을 강변한다.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못할 짓이 없고, 약한 자 또한 살아남기 위하여 못할 짓이 없다”는 냉혹한 사실이다. 전쟁을 다루는 김훈의 언어는 남성의 언어요, 적자생존의 논리이며, 승자독식을 진리화하는 절대자의 언어이다. 거기에는 여성의 언어가 틈입할 수 없고, 보살핌의 윤리가 오히려 하찮은 예외적 상황으로 도외시되고 만다. 생활인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욕구를 옹호하는 듯하면서도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을 절대화하고 있기에, 비정한 자본주의의 정신만 가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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